[오브젝트] chap06을 읽고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애플리케이션이 클래스의 집합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클래스는 객체를 구현하는 도구일 뿐이다. 클래스라는 구현 도구에 집착하게 되면 경직되고 유연하지 못한 설계에 이를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는 클래스가 아닌 객체에 집중해야 한다. 정확히 말하면 협력 안에서 객체가 수행하는 책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객체지향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클래스가 아니라 객체들이 주고받는 메시지이다. 애플리케이션은 클래스로 구성되지만 메시지를 통해 정의되기 때문이다.

객체가 수신하는 메시지들이 객체의 퍼블릭 인터페이스를 구성한다. 하지만 훌륭한 인터페이스를 얻기 위해서는 책임 주도 설계 방법을 따르는 것 만드로는 부족한다. 유연하고 재사용 가능한 퍼블릭 인터페이스를 만들기 위한 설계 원칙과 기법을 살펴보자. 설계 원칙과 기법을 소개하기 전에 협력과 메시지의 기본적인 개념을 살펴보자.

협력과 메시지

클라이언트-서버 모델

협력은 어떤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무언가를 요청할 때 시작되낟. 메시지는 객체 사이의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이며 다른 객체에게 유일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객체는 자신의 희망을 메시지라는 형태로 전송하고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는 요청을 적절히 처리한 후 응답한다. 이로써 메시지를 매게로 하는 협력이 구성된다.

두 객체 사이의 관계를 비유하는 대표적인 메타포는 클라이언트-서버 모델이다. 메시지를 전송하는 객체를 클라이언트, 메시지를 수신하는 객체를 서버라고 부르낟. 협력은 클라이언트가 서버 서비스를 요청하는 단방향 상호작용이다.

객체는 협력에 참여하는 동안 클라이언트와 서버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서의 요점은 객체가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책임보다 더 큰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서 다른 객체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시지와 메시지 전송

한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메시지 전송’ 또는 ‘메시지 패싱’이라는 용어로 부른다. 메시지를 전송하는 객체를 ‘메시지 전송자’라고 부르고 메시지를 수신하는 객체를 ‘메시지 수신자’라고 부른다. 클라이언트-서버 모델 관점에서는 메시지 전송자는 클라이언트, 메시지 수신자는 서버라고 부르기도 한다.

메시지는 세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오퍼레이션명, 인자, 메시지 수신자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condition.isSatisfiedBy(screening)에서 condition이 메시지 수신자, isSatisfiedBy가 오퍼레이션먕, screening이 인자이다.

메시지와 메서드

메시지와 메서드는 다르다. 메시지를 메시지 수신자가 받았을 때 메시지 수신자의 타입에 따라 어떤 메서드가 실행될지 결정된다. 중요한 것은 코드상에서 동일한 이름의 변수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전송하더라도 객체의 타입에 따라 실행되는 메서드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코드의 의미가 컴파일 시점과 실행 시점이 같은 절차지향 방식과 달리 객체지향 방식에서는 메시지와 메서드라는 두 가지 개념을 실행 시점에 연결하기 때문에 컴파일 시점과 실행 시점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메시지와 메서드의 분리로 메시지 전송자와 메시지 수신자가 느슨하게 결합될 수 있다. 메시지 전송자는 수신자가 누구인지 알 필요가 없이 그저 어떤 메시지를 전송해야 하는지만 알면 된다. 메시지 수신자는 메시지 전송자를 고려하지 않고 메시지를 어떤 메서드로 처리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율권을 누리게 된다. 즉, 메시지와 메서드를 바인딩하는 메커니즘은 두 객체 사이의 결합도를 낮춰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코드를 작성할 수 있게 만든다.

퍼블릭 인터페이스와 오퍼레이션

외부의 객체는 오직 객체가 공개하는 메시지를 통해서만 객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객체가 의사소통을 위해 외부에 공개하는 메시지의 집합을 퍼블릭 인터페이스라고 부른다.

프로그래밍 언어의 관점에서 퍼블릭 인터페이스에 포함된 메시지를 오퍼레이션이라고 부른다. 오퍼레이션은 수행 가능한 어떤 행동에 관한 추상화이다.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송하면 런타임 시스템은 메시지 전송을 오퍼레이션 호출로 해석하고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의 실제 타입을 기반으로 적절한 메서드를 찾아 실행한다. 따라서 퍼블릭 인터페이스와 메시지의 관점에서 보면 ‘메서드 호출’보다는 ‘오퍼레이션 호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시그니처

오퍼레이션(또는 메서드)의 이름과 파라미터 목록을 합쳐 시그니처라고 부른다. 오퍼레이션은 실행 코드 없이 시그니처만을 정의한 것이다. 메서드는 이 시그니처에 구현을 더한 것이다.

인터페이스와 설계 품질 1

좋은 인터페이스란 최소한의 인터페이스, 추상적인 인터페이스라는 두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최소한의 인터페이스는 객체들이 협력에 꼭 필요한 오퍼레이션만들 인터페이스에 포함한다. 추상적인 인터페이스는 어떻게 수행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는지를 표현한다.

최소주의를 따르면서 추상적인 인터페이스를 설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임 주도 설계 방법을 따르는 것이다. 책임 주도 설계 방법에서는 메시지를 먼저 고르고 메시지를 수신할 객체를 선택하기 때문에 협력과 무관한 오퍼레이션이 인터페이스에 스며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객체가 최소한의 오퍼레이션만 가지도록 할 수 있다. 또한 클라리언트 관점에서 메시지를 먼저 선택하기 때문에 추상적인 오퍼레이션이 인터페이스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다.

책임 주도 설계 방법으로 훌륭한 인터페이스를 얻을 수 있지만 훌륭한 인터페이스가 가지는 공통적인 특징을 알고 있다면 올바를 설계에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을 제공 할 것이다.

퍼블릭 인터페이스에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원칙과 기법에 대해 살펴보자.

디미터 법칙

디미터의 법칙은 협력하는 객체의 내부 구조에 대한 결합으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원칙이다. “낯선 자에게 말하지 말라”, 또는 “오직 인접한 이웃하고만 말하라”로 요약할 수 있다. JAVA와 같은 도트(.)를 사용해 메시지 전송을 표현하는 언어제서는 “오직 하나의 도트만 사용하라”라는 말로 요약되기도 한다.

디미터의 법칙은 캡슐화를 구현의 관점에서 표현한 것이다. 캡슐화를 위한 구현의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하며 협력과 구현이라는 개념을 통합한다.

디미터의 법칙은 객체들의 협력 경로를 제한하면 결합도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원리에 기반한다. 디미터의 법칙은 협력 경로를 다음과 같이 제한한다.

  • 해당 메서드에 인자로 전달된 클래스
  • 해당 메서드를 포함하는 클래스
  • 해당 클래스의 인스턴스 변수 클래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다음과 같은 객체에만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다는 뜻이다.

  • this 객체
  • 메서드의 매개변수
  • this의 속성
  • this의 속성인 컬렉션의 요소
  • 메서드 내에서 생성된 지역 객체

디미터의 법칙을 따르게 되면 부끄럼타는 코드(shy code)를 작성할 수 있다. 불필요한 어떤 것도 다른 객체에게 보여주지 않으며, 다른 객체의 구현에 의존하지 않는 코드를 말한다. 디미터의 법칙을 따르게 되면 메시지 전송자의 구현이 수신자에게 노출되지 않으며, 수신자의 내부구현에 전송자가 결합되지 않는다. 따라서 낮은 결합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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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ing.getMovie().getDiscountConditions();

위와 같은 코드는 디미터 법칙을 위반하는 전형적인 코드의 모습이다. 이처럼 수신자의 내부 구조에 대해 물어보고 반환받은 요소에 대해 연쇄적으로 메시지를 전송하는 코드를 기차 충돌이라고 부른다. 디미터 법칙을 따르도록 코드를 개선하면 메시지 전송자는 더 이상 메시지 수신자의 내부 구조에 관해 묻지 않게 된다. 단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시하고 단순히 수행하도록 요청한다.

묻지 말고 시켜라

디미터의 법칙은 객체의 상태에 관해 묻지 말고 원하는 것을 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묻지 말고 시켜라는 이런 스타일의 메시지를 작성을 장려하는 원칙을 가리키는 용어다.

메시지 전송자는 메시지 수신자의 상태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린 후 메시지의 수신자의 상태를 바꿔서는 안된다. 상태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는 로직은 메시지 수신자가 담당해야 할 책임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해당 클래스는 캡슐화를 위반하는 클래스가 된다.

묻지 말고 시켜라 원칙을 지키면 객체의 정보를 이용하는 행동을 객체의 외부가 아닌 내부에 위치시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보와 행동을 동일한 클래스 안에 두게 된다. 이 원칙을 따르게 되면 자연스럽게 정보 전문가에게 책임을 할당하게 되고 높은 응집도를 가진 클래스를 얻을 확률을 높인다.

내부의 상태를 묻는 오퍼레이션을 인터페이스에 포함시키고 있다면 더 나은 방법이 없는지 고민해보자. 내부의 상태를 묻는 오퍼레이션이 존재한다면 해당 객체가 책임져야 하는 행동이 객체 외부로 누수된 것이다.

의도를 드러내는 인터페이스

메서드의 이름을 결정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메서드가 작업을 어떻게 수행하는지를 나타내도록 이름 짓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어떻게’가 아니라 ‘무엇’을 하는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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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class PeriodCondition {
    public boolean isSatisfiedByPeriod(Screening screening);
}

public class SequenceCondition {
    public boolean isSatisfiedBySequence(Screening screening);
}

위와 같은 스타일은 메서드의 이름이 작업을 ‘어떻게’ 하는지 드러낸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메서드명을 짓게 되면 발생가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 클라이언트의 관점에서 두가지 메서드는 할인 조건을 판단하는 동일한 작업을 수행한다. 하지만 메서드의 이름이 다르기 때문에 두 메서드의 내부 구현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두 메서드가 동일한 작업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기 어렵다. 즉, 메서드에 대해 재대로 커뮤니케이션하지 못한다.
  • 메서드 수준에서의 캡슐화를 위반한다. 클라이언트로 하여금 협력하는 객체의 종류를 알도록 강요한다. 만약 할인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이 변경되면 메서드의 이름 역시 변경해야한다. 또한 PeriodCondition를 사용하는 코드를 SequenceCondition를 사용하도록 변경하려면 참조 객체를 변경하는 것 뿐만 아니라 메서드의 이름 역시 변경해야 할 것이다.

내부 구현을 설명하는 이름은 결과적으로 협력을 설게하기 시작하는 이른 시기부터 클래스의 내부 구현에 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반면 무엇을 하는지 드러내는 메서드의 이름을 지으려면 객체가 협력 안에서 수행해야 하는 책임에 관해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외부의 객체가 메시지를 전송하는 목적을 먼저 생각하도록 만들며, 결과적으로 협력하는 클라이언트의 의도에 부합하도록 메서드의 이름을 짓게 된다.

예시로 든 위의 상황에서 클라이언트 관점에서 협력을 바라보면 두 메서드는 모두 할인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작업을 수행한다. 따라서 클라이언트의 의도를 담을 수 있도록 위의 메서드명은 모두 isSatisfiedBy로 변경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아쉽게도 자바와 같은 정적 타이핑 언어는 메서드명이 같다고 해서 동일한 메시지를 처리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두 객체를 동일 타입으로 간주할 수 있도록 DiscountCondition이라는 인터페이스를 정의하고 두 객체가 이를 implements하도록 한다.

이처럼 ‘무엇’을 하는지 드러내는 메서드명을 짓는 팁이 있다. 매우 다른 두번째 구현을 상상하고 해당 메서드에 동일한 이름을 붙인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그러면 가장 추상적인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원칙의 함정

디미터 법칙과 묻지말고 시켜라 스타일은 객체의 퍼블릭 인터페이스를 깔끔하고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 훌륭한 설계 원칙이다. 하지만 절대적인 원칙은 아니다. 법칙은 예외가 없지만 원칙은 예외가 넘쳐난다.

원칙이 현재 상황과 부적합하다고 판단된다면 과감하게 원칙을 무시할 줄 알아야 한다. 원칙을 아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상황에서 원칙이 유용한지 유용하지 않은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트레이드오프 능력을 기르기 위해 이번 장에서 설명한 원칙들을 적용할 때 고려해볼만한 이슈 몇가지를 살펴보자.

디미터의 법칙은 하나의 도트(.)를 강제하는 규칙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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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Stream.of(1, 3, 15, 20, 3, 9).filter(x -> x > 10).distinct().count();

위의 코드가 디미터 법칙을 위반했다고 느껴진다면 디미터 법칙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of, filter, distinct, count메서드들은 모두 IntStream이라는 동일한 클래스의 인스턴스를 반환한다. 즉, 이들은 IntStream을 또다른 IntStream의 인스턴스로 변환한다.

따라서 위의 코드는 디미터 법칙을 위반하지 않는다. 디미터 법칙은 결합도와 관련된 것이며, 이 결합도가 문제가 되는 것은 객체의 내부 구조가 외부로 노출되는 경우로 한정한다.

기차 충돌처럼 보이는 코드라도 객체 내부 구현에 대한 어떤 정보도 외부로 노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디미터 법칙을 준수한 것이다.

기차 충돌 코드를 발견했을 때, 해당 코드를 고쳐야 하는가 아닌가는 객체 내부 구현이 노출되고 있는가 아닌가로 판단할 수 있다.

결합도와 응집도의 충돌

일반적으로 어떤 객체의 상태를 물어보고 반환된 상태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에 따라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는 코드는 묻지 말고 시켜라 스타일로 변경해야 한다. 질문하고 판단하고 상태를 변경하는 모든 코드를 해당 객체 안의 위임 메서드로 추가한다.

이렇게 위임 메서드를 통해서 객채들의 결합도를 낮춤과 동시에 응집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묻지 말고 시켜라와 디미터 법칙을 항상 준수하는 것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상황에 맹목적으로 위임 메서드를 추가하면 같은 퍼블릭 인터페이스 안에 어울리지 않는 오퍼레이션들이 공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객체는 상관 없는 책임들을 한꺼번에 떠안게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응집도가 낮아진다.

클래스는 하나의 변경 원인만을 가져야 한다. 서로 상관없는 책임들이 함께 뭉쳐있는 클래스는 응집도가 낮으며 작은 변경으로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디미터 법칙과 묻지말고 시켜라 원칙을 무작정 따르면 애플리케이션은 응집도가 낮은 객체로 넘쳐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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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class PeriodCondition implements DiscountCondition {
    public boolean isSatisfiedBy(Screening screening) {
        return screening.getStartTime().getDayOfWeek().equals(dayOfWeek) &&
        startTime.compareTo(screening.getStartTime().toLocalTime()) <= 0 &&
        endTime.compareTo(screening.getEndTime().toLocalTime()) >= 0;
    }
}

이 코드는 얼핏 보기에는 Screening의 내부 상태를 가져와서 사용하기 때문에 캡슐화를 위반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따라서 할인 여부를 판단하는 로직을 ScreeningisDiscountable 메서드로 옮기고 PeriodCondition이 이 메서드를 호출하도록 변경한다면 묻지 말고 시켜라 스타일을 준수하는 퍼블릭 인터페이스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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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class Screening {
    public boolean isDiscountable(DayOfWeek dayOfWeek, LocalTime startTime, Localtime endTime) {
        return whenScreened.getDayOfWeek().equals(dayOfWeek) &&
        startTime.compareTo(whenScreened.toLocalTime()) <= 0 &&
        endTime.compareTo(whenScreened.toLocalTime()) >= 0;
    }
}

public class PeriodCondition implements DiscountCondition {
    public boolean isSatisfiedBy(Screening screening) {
        return screening.isDiscountable(dayOfWeek, startTime, endTime);
    }
}

하지만 이렇게 되면 Screening이 기간에 따른 할인 조건을 판단하는 책임을 떠안게 된다. 이것이 Screening이 담당해야 하는 본질적인 책임인가? Screening의 본질적인 책임은 영화를 예매하는 것이다. Screening이 직접 할인 조건을 판단하게 되면 객체의 응집도가 낮아진다. 반면 PeriodCondition의 입장에서는 할인 조건을 판단하는 책임이 본질적이다.

게다가 Screening의 인스턴스 변수가 메서드 인자가 되기 때문에 PeriodCondition의 인스턴스 변수 목록이 변경될 경우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이것은 ScreeningPeriodCondition 사이의 결합도를 높인다. 따라서 Screening의 캡슐화를 향상시키는 것보다 Screening의 응집도를 높이고 ScreeningPeriodCondition 사이의 결합도를 낮추는 것이 전체적인 관점에서 더 좋은 방법이다.

객체에게 시키는 것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 가끔씩은 물어야 한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원칙이 절적한 상황과 부적절한 상황을 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트레이드오프를 판단하여 원칙을 적용하자.

인터페이스와 설계 품질 2

명령-쿼리 분리

가끔씩은 필요에 따라 물어야 한다는 사실에 납득했다면 명령-쿼리 분리 원칙을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절차를 묶에 호출 가능하도록 이름을 부여한 기능 모듈을 루틴이라고 부른다. 루틴은 다시 프로시저와 함수로 구분할 수 있다.

  • 프로시저 : 부수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지만 값을 반환할 수 없다.
  • 함수 : 값을 반환할 수 있지만 부수효과를 발생시킬 수 없다.

프로시저는 명령이고 함수는 쿼리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명령과 쿼리를 뒤섞으면 실행 결과를 에측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쿼리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부수효과를 가지는 메서드는 이해하기 어렵고, 잘못 사용하기 쉬우며, 버그를 양산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깔끔한 해결책은 명령과 쿼리를 명확하게 분리하는 것이다.

어떤 메서드가 부수효과를 가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코드를 일일히 분석하는 것보다는 메서드가 반환값을 가지는지 여부만 확인하는 것이 훨씬 간단할 것이다. 퍼블릭 인터페이스를 설계할 때 부수효과를 가지는 대신 값을 반환하지 않는 명령과, 부수효과를 가지지 않는 대신 값을 반호나하는 쿼리를 분리하자.

쿼리는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지 않기 때문에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호출하더라도 상관이 없다. 명령이 개입하지 않는 한 쿼리의 값은 변경되지 않기 때문에 쿼리의 결과를 예측하기 쉬워진다. 또한 쿼리들의 순서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도 있다.

명령과 쿼리를 분리함으로써 명령형 언어의 틀 안에서 같은 입력에 대해 항상 같은 결과를 반환하는 참조 투명성의 장점을 제한적으로나마 누릴 수 있게 된다. 참조 투명성이라는 특성을 잘 활용하면 버그가 적고, 디버깅이 용이하며 쿼리의 순서에 따라 실행 결과가 변하지 않는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

객체지향 페러다임이 객체의 상태 변경이라는 부수효과를 기반으로 하기 떄문에 참조 투명성으 ㄴ에외에 가깝다. 하지만 명령-쿼리 분리 원칙을 사용하면 이 균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결론

위의 원칙들을 잘 지킬 수 있는 설계의 기반은 책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디미터 법칙을 준수하고 묻지 말고 시켜라 스타일을 따르면서도 의도를 드러내는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메시지를 먼저 선택하고 그 후에 메시지를 처리할 객체를 선택하는 것이다. 명령과 쿼리를 분리해 객체의 협력 방식을 명시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객체의 구현 이전에 객체 사이의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협력 방식을 단순하고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모든 방식의 중심에는 객체가 수행할 책임이 위치한다. 메시지를 먼저 선택하는 방식이 디미터 법칙, 묻지 말고 시켜라 스타일, 의도를 드러내는 인터페이스, 명령-쿼리 분리 원칙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디미터 법칙 : 협력이라는 컨텍스트 안에서 객체보다 메시지를 먼저 결정하면 두 객체 사이의 구조적인 결합도를 낮출 수 있다. 수신할 객체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메시지를 먼저 선택하기 때문에 객체의 내부 구조에 대해 고민할 필요하 없어진다. 따라서 메시지가 객체를 선택하게 함으로써 의도적으로 디미터 법칙을 위반할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다.
  • 묻지 말고 시켜라 : 메시지를 먼저 선택하면 묻지 말고 시켜라 스타일에 따라 협력을 구조화하게 된다. 클라이언트의 관점에서 메시지를 선택하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를 물을 필요 없이 원하는 것을 표현한 메시지를 전송하면 된다.
  • 의도를 드러내는 인터페이스 : 메시지를 먼저 선택한다는 것은 메시지를 전송하는 클라이언트의 관점에서 메시지의 이름을 정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 이름에는 클라이언트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 명령-쿼리 분리 원칙 : 메시지를 먼저 선택한다는 것은 협력이라는 문맥 안에서 객체의 인터페이스에 관해 고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객체가 단순히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뿐만 아니라 협력속에서 객체의 상태를 예측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기 위한 방법에 관해 고민하게 된다. 따라서 예측 가능한 협력을 만든기 위해 명령과 쿼리를 분리하게 될 것이다.

책임을 설계의 중심에 놓고 해당 법칙을 따르도록 설계를 진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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