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젝트] chap03을 읽고

chap02에서 소개했던 클래스, 상속, 지연 바인딩은 중요하지만 다분히 구현의 영역이다. 이번 장에서는 객체지향 페러다임의 핵심인 역할(role), 책임(responsibility), 협력(collaboration)을 소개한다.

객체지향의 본질은 협력하는 객체들의 공동채를 창조하는 것이다. 객체지향 성계의 핵심은 협력을 구성하기 위해 적절한 객체를 찾고 적절한 책임일 할당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클래스, 상속 등은 구현 메커니즘일 뿐이다. 객체지향 프로그램을 설계하면서 구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변경하기 어렵고 유연하지 못한 코드를 낳는 원인이 된다.

협력

객체는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시스템의 기능이라는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객체와 협력하는 사회적인 존재이다. 협력은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메시지 전송(message sending)은 객체 사이의 협력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는 메서드를 실행해 요청에 응답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메시지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가 직접 결정한다는 것이다. 즉, 객체가 자신의 일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자율적인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자율적인 객체란 자신의 상태를 직접 관리하고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행동하는 객체다. 객체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와 정보에 기반한 행동을 같은 객체에 모아놓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객체를 자율적으로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내부 구현을 캡슐화하는 것이다. 캡슐화를 통해 변경에 대한 파급효과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율적인 객체는 변경하기도 쉬워진다. 또한, 캡슐화를 통해 외부 객체와의 결합도를 느슨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변경의 여파가 외부 객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상태와 행동 결정하기

객체란 상태와 행동을 함께 캡슐화하는 실행단위라고 했다. 그러면 객체가 가질 수 있는 상태와 행동을 어떤 기준으로 결정해야 할까?

결과적으로 객체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시스템의 기능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객체가 참여하고 있는 협력이다. 협력은 객체가 필요한 이유와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의 동기를 제공한다.

객체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협력이라면, 객체의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행동이다. 객체의 상태는 그 객체가 행동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로 결정된다.

결과적으로 객체가 참여하는 협력이 객체를 구성하는 행동과 상태 모두를 결정한다. 따라서 협력은 객체를 설계하는데 필요한 일종의 문맥(context)를 제공한다.

책임

책임이란 객체가 유지해아 하는 정보와 수행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개략적으로 서술한 문장이다. 즉 객체의 책임은 객체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구성된다.

책임은 두 가지 범주로 나누어 세분화될 수 있는데, 하는 것(doing)아는 것(knowing)으로 세분화 할 수 있다.

  • 하는 것
    • 객체를 생성하거나 계산을 수행하는 등의 스스로 하는 것
    • 다른 객체의 행동을 시작시키는 것
    • 다른 객체의 활동을 제어하고 조절하는 것
  • 아는 것
    • 사적인 정보에 관해 아는 것
    • 관련된 객체에 관해 아는 것
    • 자신이 유도하거나 계산할 수 있는 것에 관해 아는 것

객체는 자신이 맡은 책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을 책임이 있다. 또한 객체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작업을 도와줄 객체를 알고 있을 책임이 있다.

사실 협력이 중요한 이유는 객체에게 할당할 책임을 결정할 수 있는 문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렵력이 적절한 책임을 제공하고, 적절한 책임을 적절한 객체에게 할당해야만 단순하고 유연한 설계를 창조할 수 있다.

책임 할당

자율적인 객체를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책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가에게 그 책임을 할당하는 것이다. 이를 책임 할당을 위한 정보 전문가(INFROMATION EXPERT) 패턴이라고 부른다. 객체는 협력에 필요한 지식과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객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필요한 이 행동이 객체가 수행할 책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응집도와 결합도의 관점에서 정보 전문가가 아닌 다른 객체에게 책임을 할당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전략은 책임을 수행할 정보 전문가를 찾는 것이다. 정보 전문가에게 책임을 할당하는 것만으로도 상태와 행동을 함께 가지는 자율적인 객체를 만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객체에게 책임을 할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협력이라는 문맥을 정의해야한다. 협력을 설계하는 출발점은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기능을 시스템이 담당할 하나의 책임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객체지향 설계는 시스템의 책임을 완료하는 데 필요한 더 작은 책임을 찾아내고 이를 객체들에게 할당하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모양을 갖춰간다.

책임 주도 설계

요점은 협력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책임에 초점을 맞춰야 하다는 것이다. 어떤 책임을 선택하느냐가 전체적인 설계의 방향과 흐름을 결정한다. 이처럼 책임을 찾고 책임을 수행할 적절한 객체를 찾아 책임을 할당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설계하는 방법을 책임 주도 설계라고 부른다. 책임 주도 설계 방법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기능인 시스템 책임을 파악한다.
  • 시스템 책임을 더 작은 책임으로 분할한다.
  • 분할된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객체 또는 역할을 찾아 책임을 할당한다.
  • 객체가 책임을 수생하는 도중 다른 객체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이를 책임질 적절한 객체 또는 역할을 찾는다.
  • 해당 객체 또는 역할에게 책임을 할당함으로써 두 객체가 협력하게 된다.

협력을 객체를 설계하기 위한 구체적인 문맥을 제공한다. 협력이 책임을 이끌어 내고 책임이 협력에 참여할 객체를 결정한다.

책임 주도 설계는 자연스럽게 객체의 구현이 아닌 책임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구현이 아닌 책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유연하고 견고한 객체지향 시스템을 위해 가장 중요한 재료가 바로 책임이기 때문이다.

책임을 할당 할 때 고려할 점

책임을 할당할 때 고려해야하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메시지가 객체를 결정한다.

메시지가 객체를 선택하게 해야 하는 두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첫째,객체가 최소한의 인터페이스를 가질 수 있게 된다. 필요한 메시지가 식별될 때까지 객체의 퍼블릭 인터페이스에 어떤 것도 추가하지 않기 때문에 객체는 애플리케이션에 크지도, 작지도 않는 꼭 필요한 크기의 퍼블릭 인터페이스를 가질 수 있다.

둘째, 객체는 충분히 추상적인 인터페이스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객체의 인터페이스는 무엇(what)을 하는지는 표현해야 하지만 어떻게(how) 수행하는지는 노출해서는 안 된다. 메시지는 외부의 객체가 요청하는 무언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메시지를 먼저 식별하면 무엇을 수행할지에 초점을 맞추는 인터페이스를 얻을 수 있다.

행동이 상태를 결정한다.

초보자들은 먼저 객체에 필요한 상태가 무엇인지를 결정하고, 그 후에 상태에 필요한 행동을 결정한다. 이런 방법 객체의 내부 구현이 객체의 퍼블릭 인터페이스에 노출되도록 만들기 때문에 캡슐화를 저해한다. 객체의 내부 구현을 변경하면 퍼블릭 인터페이스도 함께 변경되고, 결국 객체에 의존하는 클라이언트로 변경의 영향이 전파된다.

캡슐화를 위반하지 않도록 구현에 대한 결정을 뒤로 미루면서 객체의 행위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항상 협력이라는 문맥 안에서 객체를 생각해야 한다. 개별 객체의 상태와 행동이 아닌 시스템의 기능을 규현하기 위한 협력에 초점을 맞춰야만 응집도가 높고 결합도가 낮은 객체들을 창조할 수 있다. 상태는 단지 객체가 행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일 뿐이다.

역할

역할과 협력

객체가 어떤 특정한 협력 안에서 수행하는 책임의 집합을 역할이라고한다. 실제로 협력을 모델링할 때는 특정한 객체가 아니라 역할에게 책임을 할당한다고 한다.

어떠한 메시지를 처리하기에 적합한 객체를 선택하는 과정은 2가지 단계로 나뉜다. 첫번째 단계는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는 적절한 역할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는 역할을 수행할 객체를 선택하는 것이다.

유연하고 재사용 가능한 협력

설계 과정에서 번거롭게 역할이라는 개념을 이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역할을 통해 유연하고 재사용 가능한 협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정액 할인 정책과, 비율 할인 정책이 존재한다면, 각각의 객채라는 존재를 지우고 ‘할인 요금을 계산하라’라는 메시리에 응답할 수 있는 대표자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액 할인 요금을 계산하라’라는 메시지와 ‘비율 할인 요금을 계산하라’라는 메시지에 응답하는 협력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대표자를 협력 안에서 두 종류의 객체를 교대로 바꿔 끼울 수 있는 일종의 슬롯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 슬롯이 바로 역할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역할이 두 종류의 객체를 포괄하는 추상화라는 것이다. 역할에 두 객체를 포함할 수 있는 이름을 부여해야 한다. 위의 예시로는 DiscountPolicy라는 이름이 적절할 것 같다.

역할을 이용하면 불필요한 중복 코드를 제거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역할을 수행하는 다른 객체를 추가하기 위해 새로운 협력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책임과 역할을 중심으로 협력을 바라보는 것이 바로 변경과 확장이 용이한 유연한 설계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추상화라는 말에서 예상했겠지만 역할을 구현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추상 클래스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것이다. 둘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구체 클래스들이 따라야 하는 책임의 집합을 서술한 것이고, 협력의 관점에서는 둘 모두 역할을 정의할 수 있는 구현방법이라는 공통점을 공유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역할이 다양한 종류의 객체를 수용할 수 있는 일종의 슬록이자 구체적인 객체의 타입을 캡슐화하는 추상화라는 것이다. 일단 렵력 안에서 역할이 어떤 책임을 수행하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할을 구현하는 방법은 그다음 문제이다. 객체에게 중요한 것은 행동이며, 역할은 객체를 추상화해서 객체 자체가 아닌 협력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한다.

객체 대 역할

결론은 이렇다. 협력에 참여하는 후보가 여러 종류의 객체에 의해 수행될 필요가 있다면 그 후보는 역하리 되지만 단지 한 종류의 객체만이 협력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면 후보는 객체가 된다.

대부분의 설계에서 어떤 것이 역할이고 어떤 것이 객체인지가 또렷하게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설계 초반에는 명확한 기준을 세우기 어렵고 정보가 부족하므로 결정을 내리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추천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설계 초반에는 적절한 책임과 협력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므로 역할과 객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따라서 애매하다면 단순 객체로 시작하고 책입과 협력을 정제해가다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에 객체로부터 역할을 분리해 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정리

책에 나온 협력, 책임, 역할의 개념을 쭉 정리해 보았다. 정리해 보며 느낀 것은 협력, 책임, 역할의 개념이 파편화 되기 쉽다는 것이다.

파편화된 개념을 책임 주도 설계 기반의 객체지향 프로그램 설계과정에 따라 통합해보겠다.(나름의 추측에 의해)

시작은 시스템 책임이고 목적지는 객체의 상태와 행동이다.

  1.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제공해야하는 기능인 시스템 책임을 파악한다.
  2. 도메인 모델에 있는 개념들을 후보로 선택해 직접 책임을 할당한다.
  3. 시스템 책임을 더 작은 책임으로 분할한다.
  4. 이 때, 분할된 책임을 어디로 할당할 것인지 고민하는데 적절한 객체를 찾아 할당한다. 이 때, 필요한 지식과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정보 전문가 객체에게 책임을 할당하고(응집도와 결합도를 고려하여), 기존의 객체에서는 메시지를 통해 협력을 요청한다. 이 과정에서 협력이라는 문맥이 생성된다.
  5. 책임을 점점 세분화 하면서 협력을 정제시킨다. 이 과정에서 협력이 유사한 구조를 가진다면 객체를 포괄할 수 있는 역할을 고려해 객체를 역할로 대체한다.
  6. 책임의 할당과 정제를 통해 객체(역할)의 행동과 상태를 결정할 수 있게된다.

위에서 정리한 바에 따르면 가장 상위의 책임은 시스템 책임이고, 책임의 분할과 할당과정에서 협력이 생긴다. 책임의 할당과 정제를 거치는 과정에서 비슷한 협력 구조를 띌 때 이를 역할로 대체할 수 있다.

위의 결과를 통해 객체의 행동을 구체화 하고, 행동에 따라 객체의 상태를 구체화 해야한다. 그래야 책임에 기반한 유연하고 변경 가능한 설계가 가능하다. 객체의 상태와 행동을 먼저 구체화하게 되면 객체의 캡슐화가 약화되므로 내부에 변경사항이 있을 때 변경의 여파가 퍼질 가능성이 높다.

역할은 객체의 상위 개념으로 1개 또는 여러 객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사실 역할이 먼저 생기고 객체를 구체화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설계과정에서 역할을 먼저 구체화 하기 어렵기 때문에 객체에서 역할을 분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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